우리 몸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거대한 유기적인 시스템이다. 어느 한 곳이 삐걱대기 시작하면 전체적인 균형이 흐트러지고 내 몸의 기능도 하나씩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한다. 자궁근종 문제의 기능의학적 해결책을 살펴보기 전에 우선 기능의학의 개념부터 간단하게 살펴보고 가도록 하자.
나를 불편하고 힘들게 하는 증상과 질병은 어느 한순간 나에게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나를 둘러싼 많은 요인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하나, 둘 쌓인 결과가 결국 나의 증상을 만든다. 반대로 오랜 시간 쌓아온 내 습관과 환경을 교정하려는 노력이 쌓이면 과거의 균형 잡힌 시스템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
혈압이 높아지면 혈압을 떨구는 혈압약을 쓰고, 통증이 생기면 통증을 완화하는 진통제를 먹는 것이 나의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의 전부일까?
내 몸은 왜 혈압을 높이려고 했을까? 내 몸은 왜 통증을 일으켜 나를 힘들게 했을까?
나를 위해 그래야만 하는 원인이 있었을 것이다. 그 원인을 찾아 교정하고 제거하면, 인위적으로 증상을 조절하려 하지 않아도 차츰 원래의 자리로 다시 돌아간다. 원래 건강했던 그 시절로.
질병의 원인을 찾아가는 여정

기능의학은 눈 가리고 아웅, 증상만 가리는 것이 아니라, 증상의 근원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신체 시스템의 어느 곳에 기능 이상이 생겼는지 찾아내는 학문이다.
과거의 경험, 타고난 유전자, 나의 신념, 삶에 대한 태도 같은 잠재 요인들은 내 건강에 큰 영향을 주지만 쉽게 바꾸기는 어렵다. 이런 잠재 요인과 더불어 수년간 수십 년간 내가 쌓아온 여러 생활 습관과 주변 환경들이 삐걱대고 무너지기 시작하면,
내가 구태여 신경 쓰지 않아도 놀랍도록 조화롭게 알아서 잘 작동하던 내 몸의 시스템은 조금씩 균형을 잃기 시작한다. 생명은 자기를 살리기 위해 일한다. 이런 열악한 환경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의 힘겨운 노력은 흔적을 남기게 되고 어느새 증상과 질병이 되어 나타난다.
질병을 진단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건 답이 아니다. 질병이 오기 전, 질병이 더 심해지기 전에 미리 발견해서 교정하고 예방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쉬운 길이다.
진단이 같아도 원인은 다 다르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비슷하고, 같은 진단을 받아도 개개인의 생활 습관, 환경, 기저 요인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고혈압 환자마다 혈압이 높아진 원인은 다 다를 수 있고, 진단은 자궁근종이지만 근종이 생긴 원인도 사람마다 패턴이 다 다르다. 본인의 원인을 찾아내고 그에 맞는 교정이 필요하다.
내 병을 고쳐줄 용하다는 명의만 찾으면,
기적의 신약 한 알 먹으면,
내 병은 이제 다 나을 수 있는 걸까?
그런 명의, 그런 명약은 없다.
병원에서 제공하는 획일적 치료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내가 아니면 아무도 할 수 없는 내 관리가 중요하다. 지금의 습관과 환경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다 완치되어 없어진 것 같았던 병도 세월이 지나 다시 재발한다.
결국 나의 건강을 지켜주는 사람은 바로 나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 바꿀 수 있는 사람도 바로 나다.
질병의 원인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질병 가짓수는 정말 많다. 최신판 한국질병분류(KCD8)에 등록된 질병이 소분류가 2,000여 개, 세분류로는 12,000개가 넘는다.
반면 기능의학에서 원인을 찾을 때 살피는 것은 면역, 호르몬, 순환, 장, 해독, 에너지, 구조 그리고 생활 습관과 환경으로 요약된다. 질병의 종류에 크게 상관없이 원인은 비슷하다.
이들의 무수한 조합에 의해 서로 다른 증상과 질병이 유발된다. 질병별로 특히 더 고려할 점이 있을 뿐 그 기본은 큰 틀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기본을 바로 잡으면 내가 해결하고자 했던 증상 말고도 생각지도 않은 많은 문제들이 한꺼번에 해결되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
질병 발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짚어보고 원인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건강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